‘학생’이 ‘진짜 주인’이 되는 공간 혁신 이야기
학교는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쉬고, 놀고, 꿈꾸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즉 학교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공간이자 생활 공간인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교가 이런 공간이라면 학교는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교 공간은 왜 변해야 하는가?”,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교사·건축 교육가·놀이터 디자이너·교육정책관·건축가·건축학자 등 여섯 명의 저자는 학교 공간 혁신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 안에 풀어냈다. 학교 공간에 대한 학생들의 바람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교사·학부모 등 여러 주체의 생각을 공간 설계에 반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공간 혁신 사업에 지원한 교사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학교 공간을 바꾸면서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공간의 혁신을 향해 내딛는 첫발
우리 사회는 제도로서의 학교가 왜 변해야 하는지를 잊은 채 어두운 망각 속에서 지난 한 세기를 보냈다. 일자형 건물,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교실 등으로 획일화된 공간은 학교를 지배하는 교육 이데올로기의 결과이다. 학교는 교육의 참된 가치를 전하는 공간이기보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의 틀 안에서 아이들의 생각과 활동을 길들이기 위한 공간이었고, 오랜 세월 그 공간의 중심에 아이들이 없었다.
시민 사회의 힘이 커지고 교육의 민주화가 실현되면서 학교 교육의 변화, 그리고 학교 공간의 혁신을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학교의 주인은 우리’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어른들의 정수리를 찌르는 뼈아픈 일침이면서, 제도가 만들어 놓은 낡은 틀 안에 갇혀 있던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게 하는 자기 성찰의 맑은 거울이 되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한 여섯 편의 글은 한 권의 책이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참회록이며,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다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공간 혁신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에서 내딛는 첫발이다. 저자들이 학교 공간 혁신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혁신이 혁신을 낳고, 변화가 변화를 낳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 함께 살아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들은 학교 공간의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믿음이 담뿍 담긴 책이기에 독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한발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